먹을갈면서(실경산수화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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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갈면서(실경산수화의 탄생)

관리자 0 1,848 2020.04.01 17:50

먹을 갈면서

 

마종운 저서(著書) [한국의 산수화] 중에서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의 탄생(誕生)

 

1990년도 우리 한국의 경치만을 담아 [교본(敎本)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란 교육용 체본집(體本集)을 지어 20 여년간 수천 명의 수강생과 더불어 한국의 정신(精神)과 기법(技法)을 함께 연구(硏究)하고 경험(經驗)하며 교재의 실효성(實效性)을 검증(檢證)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자료를 보충하면서 기법 일필 일필을 상세히 설명(說明)하여 본 책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에 관심을 가지고 그려 보고자 하는 완전 초보생에서 창작에 이르기까지 이해를 돕는데 좋은 참고서가 될 것 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1983년 조계종 총무원 초대로 한국고찰사생화전(韓國古刹寫生畵展을 연바 있다. 실경산수화로 80여점( 평균100호 이상)을 3년간 제작하여 사실상의 개인전(個人展)으로 개전 한바 있다. 100호 이상의

대작은 밖에서 완성하기 어려워 나름대로 사생의 의미를 작품생활(作品生活)을 통해 연구(硏究)하며 경험을 했고 역대 화가들이 그려온 실경(實景)이나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들도 면밀히 분석(分析)하여 그의성격(性格)을 찾아내어 현대 사생법으로 연결(連結)지어 창작을 해왔으며 이런 관심(觀心)과 연륜(年輪)이 본 책을 “한국 산수화(韓國 山水畵)”란 이름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이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寄與) 하는 동참자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며 계속 시작이란 생각으로 연구 정진할 것을 다짐하면서 아래의 말로 이어본다.

 

특유한 우리 수묵계열(水墨系列)의 한국화에서는 기법일필(技法一筆) 하나 하나 마다 정신적(精神的)인 문제까지 포함되어 화선지 안에 담겨지게 됨으로 한폭의 산수화를 그리기 위하여 사전(事前)에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이미 주어진 동양붓과 먹 그리고 화선지에 작가는 손끝으로 모든 사물(事物)의 최소(最小) 부분부터 일필의 필치로 중첩(重疊)개칠(改漆)되지 않는 일회성(一回性)연습을 통해 정신과 함께 수련 하는 것이다. 이런 수련의 과정(過程)을 거치면서 소위 준(皴)이란 이름의 터치(touch)를 만나게 되며 바로 이 준(皴)안에 작가의 정신이 들어박힌다는 것도 이해할 수 가 있을 것 이다. 일필일휘(一筆一揮)필치에서 생하는 정신은 기성화가(旣成畵家)를 위시하여 모든 사람들의 그림에서도 같은 정신이 화선지에 옮겨지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필치 필치(筆致) 마다 함께 화선지(畵仙紙)에 담기기 때문인데 위에서 말 한바와 같이 개칠(改漆) 은 이미 살아있는 준을 죽게 하는 행위(行爲)라는 것을 명심(銘心)해야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그려야하는 그림을 어렵게 받아들일 수 도 있겠으나, 그림이란 잘 그린다는 기술적(技術的)인 것보다는 그려본다는 편안한 생각으로 붓을 잡는 것이 훌륭한 작품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과 방불케 그리겠다는 생각보다 우선 붓에 먹을 찍어 화선지에 부담 없는 시작으로 연습에 들어가야한다. 이렇한 시작이 다량연습(多量練習)을 할수 있게 하는 길잡이가 될수있으며,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나뭇가지든 잎이든 어느 정도 표현(表現)이 가능하게되면 한폭의 풍경화(風景畵) 제작에 돌입 하는 것이 순서 라는 뜻이다.

 

부분적으로 충분한 습득의 과정을 거쳐, 막상 풍경한폭을 그려보려니 소재(素材)가 마땅하지 않고 현장으로 사생(寫生)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게 된다. 이미 우리 한국화 화가(韓國畵家)들은 사진작가(寫眞作家)처럼 카메라를 들고 소재(素材)를 찾아 담기 위하여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이들은 이사진을 보고 화실에서 그리는 것이며 필자도 그렇게 작업을 해온 것이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림은 진실(眞實)한 것이니 사진을 보고 그리면 사진 같은 느낌이며 현장 실경사생은 실경의 느낌이 드는 것이다.

 

작품의 생명력(生命力)은 소재, 구성, 색상, 등을 그려내는 필치(筆致)의 위력이 크다 하겠지만 , 대상물(對象物)을 찾아 화선지에 옮기는 과정(過程) 또한 중요한일이다. 사진을 찍어 이를 통해 풍경화제작(風景畵製作)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다른 사람이 찍은 아무사진이나 되는 것은 아니다. 사진을 보고 풍경작업을 할 경우는 반듯이 작가 자신(作家自身)이 찍은 사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진은 외형(外形)을 찍는 기계에 불가 하지만 이 장면과 더불어 주변 분위기 까지 모든 느낌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사람의 머리이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고 풍경화 그리기 작업을 하게 되면 작게 줄여진 사진(寫眞)에서 머리에 찍힌 느낌이 되살아나며 현장(現場)의 거대(巨大)함을 그대로 실감(實感)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곧 그림을 현장사생(現場寫生)의 느낌을 얻게 하는 과정(過程)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의 과정이 화실(畵室)에서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작품(作品)을 창출(創出)해 낼 수 있게 하는 핵심적(核心的)인 역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자신이 이를 실감하는 날 훌륭한 작품(作品)이 창출(創出)되어 한국화(韓國畵) 발전에 일익(一翼) 할 것으로 믿는다. 





13-06-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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