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봉산의 이시미 이야기

홍천자료실

두봉산의 이시미 이야기

관리자 0 1,315 2020.03.31 12:15

내촌면 광암리 느와터 [영와대(靈瓦垈)라고도 부름. 너벙바위 남동쪽에 있는 마을로 너와집이 많아 느와터라고 불림]에는 여러 마을(아랫 느와터, 윗 느와터, 덕무터 등)이 있었는데 이 이야기는 덕무터에 살고 있었던 한 여인과 이시미와 얽힌 이야기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40년전 덕무터에 있는 김씨(이덕호씨 모친)라 불리는 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느와터 골짜기를 따라 바라다 보이는 큰산을 두봉산(頭奉山)이라 불렀는데 그 산에는 이시미(용이 되지 못한 커다란 구렁이)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김여인도 그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헛소문이려니 했다.

어느 따뜻한 봄날 김여인은 두봉산으로 나물(두봉산에는 참나물과 나물취가 많았다고 함)을 뜯기 위해 다래끼(싸리나무로 타원형으로 엮은 바구니)와 점심을 둘러메고 길을 나섰다. 소문대로 참나물과 나물취가 이곳 저곳 많이 있었다.

정신없이 나물을 뜯으며 산 중턱에 이르렀을 때 김여인은 커다란 고목(거무죽죽하고 여덟치 정도였다고 함)을 발견하고 이를 넘으려 하다가 그만 고목을 꾹 밟았다. 순간 커다란 고목이 꾸물거리고 나무 부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김여인은 소문으로만 듣던 이시미로구나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김여인은 억지로 이시미를 보려 했으나 몸통만 보일 뿐 머리와 꼬리는 볼 수 없었다.

김여인은 혼이나가 온 산을 헤매다가 어둑해져서야 겨우 집에 올 수 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김여인은 원인 모를 병이 들었는데 좋다는 약은 다 써 보았지만 병세는 더욱 심해져만 갔다. 급기야는 무당을 불러다 굿도 몇 차례 해 보았지만 3년 동안을 시름시름 앓던 김여인은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뒤로 몇 년간은 용두산을 오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수년이 지나 많은 사람이 오르내렸지만 그 이시미의 모습은 볼 수 없다고 한다. 


13-06-10 16:0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