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억 선생 : 제 6 장 친구 사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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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억 선생 : 제 6 장 친구 사귀는 법

관리자 0 1,249 2020.03.31 12:02

남궁 억 선생 : 제 6 장 친구 사귀는 법

첫째는 집회

1. 규칙을 지킴
여러 사람이 모여 사무를 처리할 때에는 한 단체를 이루는 일정한 규칙이 있어서 회중의 질서를 유지하게 함은 무슨 집회에든지 잠시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크게 말하면 국가의 대소 신민이 모여서 중대한 사건을 의논하는 데도 규칙을 지킨 연후에라야 일 한 가지라도 될 수 있고 적게 말하면 학생들끼리 모여 무슨 유희나 토론을 하는데도 규칙을 지킨 연후에라야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든지 어느 회의 회원이 되어 제 손으로 규칙을 만들고 제가 먼저 버리면 제 손으로 제 연장을 잡고 제 생명을 끊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규칙의 소중함이 이처럼 각별하거늘 사람들이 어찌 잠시라도 규칙 밖에서 생활하기를 바라겠는가.
예배당은 여러 신도가 모여 하나님께 경배하는 곳이다. 무슨 예식이든지 다 규칙이 있어서 사람마다 엄숙한 마음으로 지키고 조금도 소란이나 난잡한 일은 용서치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신성한 자리에 여러 사람의 태도를 보면 강단 위에 장로나 목사가 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이구석 저구석 두세 사람씩 입을 모으고 무슨 이야기인지 수군거리는 것은 그 태도가 지극히 온당치 않은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로 하나님 말씀 전하는 것을 무심히 듣는 것이고, 둘째는 회중 규칙을 문란하게 하고 자기의 점잖은 체면을 스스로 손상하기 때문이다. 우스운 것은 사회하는 사람에게 한두 번 무안을 당하고도 삼분이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수군거리는 것이다. 이는 그 자리에 모인 사람이 함께 책망들어 마땅한데 그 중에 지식 정도가 더 나은 이가 더 무거운 책망을 당해야 한다. 사람마다 생각하기를 나만 잘하였으면 그만이지 남의 일 아는 체 할 것이 있나 하고 옆사람의 불규칙한 행동을 보고도 모르는 체 하고 지나면 이 어찌 형제를 사랑하는 뜻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런 행동을 볼 때마다 아무쪼록 온화한 기색으로 소리없이 권고하는 뜻을 보여서 남의 마음을 거스르지 말고 그 행동을 즉시 그치게 함이 옳을 것이다.
무슨 모임이든지 반드시 시간이 있으니 그 모임에 참예할 때에 힘써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너무 이르게 가면 아무도 없는데 혼자 앉아 있는 것이 참으로 심심하고 너무 늦게 가면 여러 사람보다 뒤진 것이 부끄러운 일이니 항상 적당한 시간에 잘 출석하여서 남에게 모범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내가 이미 회원된 이상에는 나 하나 아니 참여하기로 모임이 못될 리 있나 하고 생각해서는 안되니 만일 회원마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 모임이 어찌 성립할 수 있겠는가.

둘째는 방문

1. 방문의 주의
방문은 전도할 목적으로 생소한 사람을 찾는 일도 있고 무슨 경사에 치하하는 일과 상가에 조상하는 것과 새해에 세배하는 것 등 여러 가지 성질이 있다. 방문한 사람을 만나서 인사하는 법은 그 형편에 따라서 각각 다르거니와 주인을 만난 자리에 항상 그 집안이나 주인의 동정을 살펴야 한다. 만일 그 집에 일이 많아 바쁘거나 근심하는 빛이 있거든 속히 일어나 작별하고 비록 이상한 동정이 없더라도 특별한 일이 없을 때에는 오래 앉아있지 말아야 한다. 사람을 방문하는 시간은 긴급한 일이나 미리 약속한 일 외에는 흔히 오후 두시에서 사오시까지가 좋고 이른 아침과 저녁에는 피차 불편함이 많은 법이다. 그런 때는 남을 심방하지 말아야 하는데 허물없이 지내는 친척 사이나 여름 더운 날에는 몸에 편한 대로 심방해도 무방하다. 보통으로 담화하는 시간은 이삼십분에서 한시간까지 마땅하고 특별한 사건이 있으면 오래든지 잠시든지 일의 성질을 따라 행해야 한다. 일어나 작별할 때에 주인이 문에 나와 전송하거든 공손한 말로 그 전송을 사양하다가 작별하고 문에 나간 뒤에는 아무런 일없이 다시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젊은 여자는 시부모나 가장이 허락하지 않으면 가볍게 앞질러 밖에 나가지 말 것이요, 부득이 나갈 경우라도 혼자 나가지 말고 친척간에 나이드신 부인과 함께 나가는 것이 옳은 법이다.

2. 손님 접대
손님을 접대함에는 물론 친절과 공경이 주체가 되어야 하거니와 혹 귀빈에게는 은근한 정의를 나타내고 빈천한 사람에게는 친밀감 없이 범상히 대접함은 옳지 않다. 뿐만 아니라 더욱 주의하여 피할 것은 서로 담화하는 가운데 남의 집이나 내 집안의 허물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대개 부인들은 집안에 많이 들어 앉아서 속상한 일을 보고도 그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을 밖에 나와 한번 풀지도 못하고 오래 쌓고 쌓았다가 정다운 친척이나 친구를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가 연달아 나와서 그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한동안 하고 본즉 마음이 시원할지라도 내 집안 흉을 내 입으로 다 말하게 된다. 그러나 답답하던 마음이 잠시 시원할지라도 돌이켜 생각하면 내가 어리석지 아니겠느냐. 그러므로 사건이 있어서 의논하는 것 외에는 담화의 재료를 아무쪼록 종교상 진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든지 책 중에 재미있는 말을 꺼내어 대화함으로 서로 유쾌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그림이나 글씨나 무슨 물건을 들어 말자루를 삼든지 피차 흥미있게 지낼 것이요, 손님과 주인이 서로 대하여 말 한마디 없이 오랫동안 심심하게 지내는 것도 좋지 않다.
손님과 대화하는 동안 혹시 내 몸이 편안하지 못하더라도 슬퍼하거나 피곤한 모습을 보여서 손님의 마음을 불안하게 함은 좋지 못하다. 또 담화할 때에 서로 주의하여 남의 말이 끝나기 전에 내 속에 있는 말을 먼저 하려고 급히 말을 꺼내는 것은 예의에 어그러짐이니 만일 두 사람의 말이 일시에 나오거든 서로 양보하여 남이 먼저 말하도록 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만일 손님을 모시고 담화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다른 사람과 약속한 시간이 다 되거든 공손한 언사로 이유를 고하여 손님의 용서를 청하고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만날 기약을 정한 후 헤어질 것이다. 어른이나 동배나 손님을 방문 밖으로 보낸 뒤에 다른 사람과 함께 귓속말을 하든지 손가락질하여 손님의 의심을 일으키지 말 것이며, 손님이 계신 때에는 하인들 가운데 저희끼리 서로 귓속말이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단속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잔치

1. 예의를 지킴
집안에 잔치가 있든지 무슨 기쁜 일이 있어서 잔치를 베풀고 여러 손님을 청하겠거든 아무쪼록 청첩은 일주일 전에 보내야 한다. 그러나 귀빈에게나 외국 손님에게는 이주일 전에 보내는 것이 보통의 격식이다. 격의없는 친구 사이에는 하루 이틀 전이든지 아니면 혹 당일에 청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는 그때의 형편을 따라 처리해야 한다. 손님을 청할 때는 여러 사람의 처해 있는 형편을 살펴서 동참할 사람 중에 혹 서로 관계가 불편한 사람이 있나를 생각하여 이런 일이 있거든 한 사람은 청치 않는 것이 좋다. 만일 두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분쟁이 일어나서 여러 손님의 흥미를 방해하면 그런 잔치는 차라리 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청첩을 받았으면 허락 여부를 속히 통지해야 한다. 만일 허락한 후에 특별한 사고가 발생하여 부득이 사절하겠거든 곧 그 연유를 써서 편지를 띄워 위약함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잔치 날짜 정한 후에는 하루 이틀 전에 하인을 단속하여 마땅히 행할 일을 분명히 알려주도록 하라. 모든 그릇을 특별히 깨끗하고 가지런하게 정돈하고 뜰의 풀을 다듬고 방안의 먼지를 모두 청소하여 조금도 손님의 눈에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

2. 요리를 베풂
잔치 음식은 서양식으로 하든지 조선식으로 하든지 내 힘에 상당하게 차려야 한다. 좌중에 아무리 귀빈이 있다 하더라도 손님을 기쁘시게 대접하려면 내 모든 것을 정성껏 함으로써 기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음식으로만 기쁘게 하지는 못할 뿐더러 만일 내 힘에 과한 음식을 차리면 대접받는 손님들이 당장에 이상히 여기는 기색은 없을지라도 돌아간 후에 나는 손님들의 아름답지 못한 비평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 더욱 안되는 것은 인색한 마음으로 나의 가정형편에 비해 모든 것이 너무 약소하면 내 힘과 내 돈을 들이고도 일치른 후에 도리어 비방을 들을 것이니 극히 삼가서 조치해야 한다.
손님께 대한 언사와 용모는 아무쪼록 친절하고 활발해야 한다. 정성껏 대우하여 정빈(正賓)으로부터 말석에 앉은 손님에게까지 감사하는 기색으로 접대하도록 하라. 좌중에 담화하는 말은 아무쪼록 여럿이 다 알아듣는 한 나라 말을 써야 하며 한두 사람이 서로 귓속말을 하거나 곁눈질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잔치에 미리 정한 정빈이 없어서 당장에 선정한 경우여든 손님 중 귀하고 친절한 사람을 택하되 곧 상좌로 인도하도록 하라. 정빈된 자는 한두 번 사양하다가 그 자리에 나가 앉도록 하라. 음식이 거의 끝날 때쯤 정빈이 정중하고 간단한 말로 여러 손님을 대표하여 주인에게 축사하거든 주인이 또한 간단하게 그 축사에 대답함이 좋다. 예식이 간단함을 요구하는 자리여든 정빈을 택하지 아니하여도 좋다.
잔치의 음식이 조선요리면 어육이나 채소나 질겨서 O기 어려운 것은 쓰지 말아야 한다. 또 상을 물린 후에 이쑤시개나 양칫물은 놓지 말아야 한다. 조선풍습으로 보면 이 두 가지가 다 필요하겠지마는 만국이 상통하고 신풍조가 급히 들어오는 오늘날에는 서양식을 적당하게 고려하는 것도 무방하다. 서양풍속에는 점잖은 사람이 앉아서 이쑤시는 것과 양치질하는 것은 무례한 일로 여긴다.

넷째는 서신

1. 서신의 중요와 비밀
서신은 피차 멀리 있어서 말로 정과 뜻을 전하지 못하고 글자로 대신하는 것으로 그 말 가운데 중요한 사건도 있을 것이요 비밀한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절친한 친척에게 가는 편지라도 먼저 떼어보는 법이 도무지 없으니 사람마다 마땅히 삼가야 한다. 이제 우편에 관한 법을 살펴보면 자기에게 우편물이 아닌 것을 떼어보거나 없애거나 딴 사람에게 전하는 자는 그 책임의 경중(輕重)을 조사하여 1년 이상 2년 이하 금옥의 죄로 정하였다고 한다. 이로 보아도 서신의 소중함이 특별한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가정의 지식 정도가 아직도 발달하지 못한 자가 많아서 집안사람에게 오는 편지를 윗사람된 자가 수월하게 떼어보고 있는 형편이다. 만일 어른이 되어서 매우 중대하고도 곤란한 말을 보았으면 그 당장 어색하고 딱한 광경이 어떠하겠으며 이로 말미암아 한 집안에 혐의가 생길 것 같으면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남의 부탁을 듣고 어떤 사람에게 가는 편지를 받아둔 후에 대수롭지 않은 줄 알고 전하지 아니하여 몇달 혹 일년을 버려두었다가 필경 편지 주인이 도로 찾아가는 일도 있다. 사람의 지식 정도가 이처럼 빠르게 변천하는 오늘날에 이런 일은 도저히 용서치 못할 것이다. 가정 감독한 이들은 항상 집안 사람을 훈계하여 이런 잘못된 습관을 급히 고쳐야 한다.

2. 서신의 격식
윗사람 아랫사람 물론하고 편지를 쓰는 법은 국한문 혼용으로 하든지 순 한글로 하든지 아무쪼록 세속에서 많이 쓰는 문자로 분명하고 간단히 써야 한다. 또 어법이 공손하되 번거한 예식을 버리고 간단한 내용으로 긴요한 정담을 다하도록 하라. 혹자는 그렇지 아니하여 한글소설에서 얼마큼 지식을 얻어서 한자의 음만 취하여 간단히 섞어 써서 보는 사람이 아무리 한문을 많이 알아도 도무지 그 뜻을 알아볼 수 없게 하니 이는 자기의 지식을 자랑코저 함에서 나온 듯하다. 그러나 실상은 어리석어서 남에게 비웃음당하는 줄 알지 못한다. 또 혹자는 한문은 넉넉히 아나 한글이 부족하여 국한문 혼용이나 순 한글로 쓴 편지를 보면 한글에 합당한 글자를 사용하지 못하고 함부로 써서 어법이 참 아름답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이런 사람들은 말 한마디에 열사람 스무사람의 쓴 글자가 다 각각이다. 조선사람이 되어서 조선글에 그처럼 무식하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도리어 한글을 경멸히 여길 뿐 아니라 자기의 폐습을 못고치는 것은 고사하고 고칠 생각도 아니하니 진실로 크게 개탄할 일이다. 만일 한글에 일정한 글자를 쓰려고 표준할 만한 것을 정하려 한다면 조선에서 예부터 사용하던 옥편음이나 예수교회의 성경문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혹 학자들이 특별히 의논한 후 표준문자를 정하여 온 세상이 O게 함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근일 봉투 쓰는 법은 옛 풍속과 달라서 아무리 집안 어른에게 보내는 것이라도 성명쓰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봉투 정면 오른편 위에 한 자 내려서 수신인의 지명과 번지를 한 줄이나 두 줄로 쓰고 그 다음 줄에 한두 자 더 내려서 수신인 성명과 전(殿)이라 쓸 것이요, 봉투 후면 가운데 줄로 한 자 내려서 송신인의 지명 번지 성명을 한 줄이나 두 줄로 써야 한다. 우표는 항상 봉투 정면 왼편 위에 붙여야 하는데 이것이 오늘날 사용하는 대강 규례이다. 사람의 의견을 따라서 조금씩 다른 방법이 있지마는 다 생략하겠다.

다섯째는 선사(饍賜)

1. 상당한 물품을 택함
사람에게 선물 보내는 것이 두 가지 성질이 있다. 하나는 순전히 예식만 O는 경우이니 옛 풍속에 상을 당한 이에게 조장(弔壯)을 보낼 때에는 반드시 백지 한두 권과 황촉 한두 쌍을 함께 보내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실제에 도움되는 경우니 가령 먼길가는 사람에게 노자를 주는 것과 혼인에 국수나 물건으로 부조하는 등이다. 사람을 교제하려면 예식도 돌아보아야 하겠고 실제 도움도 생각하여야 할지니 이는 주부된 자가 일의 형편을 따져서 조처할 일이다. 그러나 이미 내 힘 내 돈을 들여서 남에게 선물을 보내는 터에는 아무쪼록 받는 이에게 실제 도움될 것을 씀이 좋으니라. 물품을 선사하고자 하면 먼저 그때 절기와 기후와 그 집안 형편과 그 사람의 좋아하는 것을 짐작하여 아무쪼록 여러 형편에 적당한 것으로 해야 한다. 혹자는 남에게 선사받은 것을 갖다가 도로 남에게 주는 일도 있으나 이는 남의 정과 뜻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행치 말아야 한다. 또 혹 내 힘에 과한 선사를 하면 이는 아첨에 가까운 일이니 옳지 않은 일이다.

자료출처 : 기독교대한감리회 한서기념사업회 


13-06-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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