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억 선생 : 신임 군수 환영회
양양에서 선생이 전개하신 여러 가지 사업 가운데 가장 특기할 만한 사업은 단연 현산학교의 설립이다. 현산학교 설립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당시 봉건적인 사회에서 새로운 생활 혁명과 새로운 학문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연히 반대하는 무리가 있게 마련이고 이들의 반대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바로 이런 반대를 물리치는 데 크게 기여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선생의 부임을 축하하는 환영회였다. 신임 군수가 보통사람이 아니라 하여 이 자리에는 양양의 내로라 하는 유지들이 다 모였는데, 이 자리에서 선생은 율객들의 음률을 조율해 주는 고악에 대한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었다. 손수 가야금을 타면서 환영에 대한 답으로 시조를 읊으니 너도나도 놀랄 뿐이었다. 더욱이 이때 즉석에서 지어 부르신 시조 "독립의 노래"는 그 내용이나 짜임새, 그리고 신임 군수로서 이 지역의 정서를 이 짧은 시가에 담뿍 담아 내어 이제 당신이 이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밝히시니 참석한 사람들은 그저 고개가 절로 숙여질 뿐이었다.
사람의 첫인상은 이후 그가 하는 모든 일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남다른 재능과 통찰력, 투철한 민족정신, 예의와 법도가 분명한 언행 등 사람들은 이날의 기억, 특히 즉석에서 지어 부르신 시조 "독립의 노래"를 통하여 크게 고무되어 현산학교의 설립을 비롯한 일들에 많은 협조를 하였다.
독립의 노래
설악산 돌을 날라 독립 기초 다져 놓고
청초호 자유수를 영 너머로 실어 넘겨
민주의 자유강산을 이뤄 놓고 보리라.
자료출처 : 기독교대한감리회 한서기념사업회
13-06-10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