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에 논이 생겨나게 된 것은 지금부터 약 200년전이었는데, 처음 개발된 것이 “발담돌”이니 야시대 강과 화양강이 합류되는 부근의 좁은 냇가뿐으로 모두 밭으로만 이용되었으니 가난을 극복하기가 어려웠다. 마을 사람들은 두레를 조직하고 품앗이를 하며 열심히 일했으나, 가난을 면할 길이 없어 어떻게 하면 논을 많이 장만할까 궁리하게 되었다.
이 마을에 자식없이 단란하게 두 내외만 사는 80고령의 노인부부가 있었다. 가난과 자식없음을 한탄하며 살아가는 할머니는 매일같이 성황당에 정화수를 떠놓고 신령님께 빌어 자식을 점지하여 줄 것과 마을의 가난을 없애 달라고 축원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밤 꿈을 꾸니 야시대로부터 약 100여자나 되는 큰구렁이가 강줄기를 타고 내려와 작은 말고개 밑에까지 와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할머니는 무서움에 떨며 멍하니 서 있는데, 구렁이가 할머니를 보고 머리를 흔들며 마치 부르는 것 같아 가까이 가보니 구렁이는 따라오란 듯이 천천히 기어가기 시작하였다. 강물에서 나온 구렁이는 뒤를 가끔 보면서 원평들을 지나 두멍소 바위사이를 가로질러 가다가 멈추는지라 따라가보니 바위가 튀어나온 곳을 연결하고 있어 그대로는 도저히 건널 수 없으므로 구렁이의 등을 타고 건너가니 그제서야 구렁이도 성산의 중앙들로 서서히 움직여 가서 일건쪽으로 가면서 차차 작아져 작은 뱀으로 변하더니 화양강으로 들어가 형체를 감추고 말았다. 구렁이가 없어진 후 더 찾아보려고 애쓰다가 잠을 깨게 되니 날이 훤히 밝아오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할아버지께 꿈이야기를 들려주니 이상하게 생각되어 둘이서 함께 강가에 나가 보니 꿈 속의 구렁이가 지나간 자리가 완연하게 나타나 있는지라 마을의 노인들에게 알리니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모두 이상하게 생각되어 서로 의논을 하였더니 이는 하늘이 우리 마을을 돕는 일로 해석되어 그곳에 야시대 물길을 끌어들여 봇도랑을 만들었다고 한다. 구렁이가 쉬던 바위사이를 귀새로 연결하니 물길이 절로 이어져 훌륭한 물길이 되고 강물을 막아 흘리니 많은 물을 끌어 들일 수 있어 그 물로 황무지였던 성산들이 모두 논을 이루니 가뭄에도 물을 충분히 댈 수 있게 되었고, 그로부터 이 들 이름이 “구렁이들”로 부르게 되었으나 억양이 차차 변하여 “구우럼”으로 불려지게 되었고, 그 물길을 “구렁이가 알려준 새 보”란 이름으로 불리다가 “구우새보”또는 “귀새보”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